나는 늘 98%쯤에서 멈추는 사람이다.
거의 다 왔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상게도 손끝이 느려지고, 마음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난다.
사람들은 왜 마지막 2%를 채우지 않느냐고 묻지만, 나는 그 작은 빈틈을 좋아한다.
완성 직전의 떨림, 아직 끝나지 않는 느낌, 다 채우지 않아도 살아 있다는 그 감각들.
100%가 되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아서.
98%는 나에게 어떤 온도였다.
따뜻한 차가 식어가는 순간의 따뜻함, 조금 늦게 도착한 마음이 머물던 흔적, 혹은 사랑이 채 완성되기 직전에 가장 반짝이는 그 찰나의 광도.
다 이루지 못한 것들 속에서 기묘하게 살아 있는 온기들.
나는 그 온기를 오래 바라보는 편이다.
비어 있는 2%에 오히려 그 사람의 색이 담긴다고 믿기 때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100%를 원하는 것은 어쩌면 두려움일지도 모르겠다고.
잃어버릴까봐, 흘려보낼까봐, 완벽을 붙잡으려 하는 마음.
하지만 나는 2%의 여유가 있어야 숨을 쉴 수 있었다.
너무 꽉 차 있으면 흘러넘치고, 너무 비어 있으면 바람만 남는다.
그 사이 어딘가, 균형의 지점에서야 비로소 나는 나답게 머무를 수 있었다.
사람도 그렇다.
누구나 2%쯤은 말하지 않은 마음을 품고 살아간다.
그걸 억지로 채우려 들면 오히려 서툴러지고, 상대를 오해하게 된다.
오히려 비워둔 2% 때문에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갈 여지를 얻는다.
손을 뻗을 공간, 말하지 않아도 닿는 틈,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감정의 결.
나는 그 결을 믿는다.
너의 98%와 나의 98%가 만나는 순간, 그런 미세한 틈에서 가장 따뜻한 전류가 흐른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무엇 하나 완성하지 못한 채 하루를 접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가볍다.
남아 있는 2%가 아직 살아 있다는 신호처럼 느껴져서.
언젠가 채워질지도 모르고, 영원히 비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 불확실함이 나를 앞으로 조금씩 밀어낸다.
98%의 세계는 그런 곳이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이어지고, 다 채우지 않았기에 조금 더 바라볼 수 있는 세계.
나는 그 미완의 온도를 사랑한다.
그리고 오늘도, 그 온도 속에서 나를 이어 붙인다.
sol.ace_r
- 가사 / Lyrics / 歌詞 (126)
- 그림 / Art / 絵 (84)
- 기록 / Record / 記録 (60)
- 사진 / Picture / 写真 (5)
- 소설 / Novel / 小説 (96)
- 시 / Poetry / 詩 (192)
- 편지 / Letter / 手紙 (63)
- 에세이 / Essay / エッセイ (201)
- X (1)
- 그림 / Art / 絵 (84)
- 사진 / Picture / 写真 (5)
- 한국어 / Korean / 韓国語 (247)
- 영어 / English / 英語 (247)
- 일본어 / Japanese / 日本語 (247)
Posted in 에세이 / Essay / エッセ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