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생각한다.
누군가의 인생에서 나는 어떤 결로 존재하고 있을까.
특히 너에게 나는- 어떤 온도, 어떤 무게, 어떤 형태로 머물고 있을까.

사람의 마음속에서 자기가 차지한 자리는 늘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묘하다.
내가 아무리 바라는 방향으로 손을 뻗어도 상대의 마음속 풍경은 끝내 내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너에게 나는’ 이라는 문장은 늘 여백이 많고, 그 여백이 때로는 설렘이 되기도, 혹은 다소 조심스러운 두려움이 되기도 한다.

어쩌면 너에게 나는 낯선 길을 걷다가 우연히 마주친 작은 표지판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그 길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진 않지만 잠깐 멈춰 서서 생각하게 만드는, 그저 그 정도의 흔적을 남기는 사람.

혹은 바쁜 하루 사이에 스쳐가는 짧은 햇빛처럼 잠깐은 따뜻하지만 금세 지나가버리는, 있어도 알아차리기 어렵고 없어져도 설명하기 어려운 그런 시간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너의 어느 순간에 아주 조금이라도 스며들어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을 자주 한다.
이름을 붙이기엔 사소하지만, 문득 떠오를 때 마음을 흔드는 그런 존재.
대단한 의미가 아니더라도 한 사람의 하루를 조금 다르게 만드는 이유가 되는 그런 사람.

사람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서로를 다르게 떠올린다.
한쪽에서는 깊은 울림으로 남고, 다른 쪽에서는 작은 파문 정도로만 번질 때도 있다.
그 차이를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건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다.
마음의 영역은 누구의 것도 아닌, 각자가 지키는 고유한 세계니까.

‘너에게 나는’ 이라는 문장을 오래 바라보면 결국 도착하는 곳은 분명하다.
그 답이 무엇이든, 나는 네 삶의 풍경 한 귀퉁이에 흔적 하나 정도는 남아 있기를 바란다는 사실.

설명이 없어도 좋고, 이름이 붙지 않아도 괜찮다.
너에게 나는-
그저 한 번쯤은 따뜻하게 떠오르는 사람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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