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고 나서 나는 겁이 많아졌어요.

사실은 반대일 줄 알았어요.
사랑을 하면 더 단단해질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당신을 좋아할수록 나는 더 조심스러워졌어요.

혹시라도 당신이 멀어질까 봐,
혹시라도 이 시간이 끝날까 봐.

전에는 혼자 있는 밤이 익숙했어요.
휴대폰을 내려두면 그대로 끝나는 하루였고,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삶이었어요.

그런데 당신을 만나고 나서는 하루의 끝이 달라졌어요.

괜히 당신이 보낸 짧은 한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고,
괜히 답장이 늦어지면 별일 아닌 걸 알면서도 마음이 먼저 흔들려요.

당신을 좋아하게 된 건 사소한 시작이었을 뿐인데,
당신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왜 이렇게 큰 파도처럼 밀려오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요.

그 모든 불안까지도 나는 놓고 싶지 않아요.

당신을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누군가와 함께 있는 미래를 상상해봤어요.

혼자가 아니라 둘이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었어요.

당신과 함께 걷는 상상을 하고,
당신이 웃는 장면을 그리고,
아무 일 없는 하루를 함께 보내는 상상을 해요.

대단한 약속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거창한 사랑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그냥 내 옆에 당신이 있고,
당신 옆에 내가 있는 순간이면 충분해요.

당신을 만나고 나서 나는 비로소 사랑이라는 게,
행복하면서도 두려운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그래도 괜찮아요.

이 감정이라면,
몇 번이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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