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잘 되던 것들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문장은 끝까지 쓰지 못하고, 멜로디는 중간에서 멈추고, 가사는 단어를 바꿔봐도 제자리였다.

손에 익었던 방식들은 그대로인데, 그걸 쓰는 내가 낯설다.

분명 같은 자리에 앉아 같은 방식으로 작업하고 있는데, 결과가 다르다.

예전에는 조금만 집중하면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이제는 시작조차 어렵다.

가까이 있는 것 같은데, 막상 손을 뻗으면 닿기 전에 흐려진다.

그래서 몇 번이고 같은 부분을 다시 작업한다.

이게 막힌 건지, 아니면 다른 쪽으로 흐르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멈춘 것 같기도 하고, 계속 움직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 날에도 완전히 비어 있는 느낌은 아니다.

흐려진 상태로 계속 떠오르는데, 그게 뭔지를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은 무언가를 완성하려고 하지 않는다.

쓰다가 멈추고, 만들다가 지우고, 다시 돌아가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 같아도, 이 시간이 전부 쓸모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어서.

아마 지금은 잘 만들어지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이전의 방식에서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조금 더 오래 걸리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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