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질없는 것들.
그때는 몰랐다.
그 마음이 얼마나 가벼웠는지,
아니, 얼마나 붙잡고 싶었던 건지.

이미 지나간 계절을 괜히 떠올려보고, 답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핸드폰 화면을 한 번 더 켜본다.
지워도 되는 사진을 끝내 지우지 못한 채 그저 가만히 들여다본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데도 마음은 같은 자리를 맴돈다.
이제는 닿지 않는 이름을 속으로만 불러보면서.

가끔은 그런 생각이 든다.
왜 사람은 부질없는 일에 이렇게 오래 머무는 걸까 하고.

사라질 걸 알면서 건네는 인사,
닿지 않을 걸 알면서 쓰는 문장,
결말을 알면서도 시작해버린 마음.

꽃은 지고 불꽃은 사라지고 말은 공기 속으로 흩어진다.

그래도 그때의 온도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어딘가에 얇게 남아 가끔씩 나를 멈춰 세운다.

그래서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또다시 알면서도 시작하는 이유는.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마음을 내어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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