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비.

하늘이 결심하지 못한 채 흘리는 마음 같은 말.
비가 될 만큼 무겁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그냥 구름으로 남기엔 넘쳐버린 것.

우산을 꺼낼 이유는 없지만 괜히 창밖을 한 번 더 보게 만드는 비.
소리가 거의 없어서, 맞고 나서야 젖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마음으로 치면 이런 순간들.
아프다고 말할 수는 없는데 아무 일도 아닌 건 아닌 날.
슬픔이라 부르기엔 애매하고, 괜찮다고 넘기기엔 어딘가 울적한 상태.

그래서 구름비는 울음 직전이 아니라, 울음 이후에 더 닮아 있다.
다 쏟아내고 난 뒤, 남은 감정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오늘이 그런 날이라면 억지로 맑아지지 않아도 괜찮아.
구름비는 금방 그치고, 그친 자리엔 늘 조금 더 부드러워진 공기가 남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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