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까.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왜 영원한 생명을 꿈꿀까.
죽음.
되돌아와 설명할 수 없고, 미리 연습할 수도 없다.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공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죽음은 오래도록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 그 자체보다는 끝난다는 사실이 두려운 것 아닐까.
죽음은 존재의 소멸이기 이전에 관계의 단절이다.
지금 이어지고 있는 모든 말, 감정, 시간, 약속이 한순간에 멈춘다는 것.
아직 다 하지 못한 말들과 완성되지 않은 삶의 조각들이 그대로 남겨진 채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사람을 두렵게 만든다.
이 지점에서 영원한 생명을 바라는 마음이 등장하기도 한다.
영원을 꿈꾸는 사람들은 반드시 삶을 욕심내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대게 상실을 너무 많이 경험한 사람들 아닐까.
죽음을 이기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잃고 싶지 않은 것 아닐까.
또 어떤 이들에게 영원은 유예된 구원 아닐까.
지금은 부족하고, 지금의 자신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느낄 때 시간이 무한하다면 언젠가는 괜찮아질 수 있을 거라는 믿음.
하지만 동시에 영원은 삶의 밀도를 희석시킨다.
내일이 무한하다면 오늘은 절박하지 않다.
언젠가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선택은 미뤄진다.
그래서 영원한 생명은 삶을 지키는 상상이기도 하지만 삶을 가볍게 만드는 구조 아닐까.
죽음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영원을 갈망하는 마음은 서로 반대편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다.
죽음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아직 붙잡고 싶은 삶이 있다는 뜻이고,
영원을 꿈꾼다는 것은 아직 내려놓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끝이 있기 때문에 삶은 의미를 갖고, 끝을 견딜 수 없어서 인간은 영원을 상상한다.
그 사이에서 우리는 매일을 살아낸다.
두려워하면서도, 붙잡으면서도, 결국 오늘이라는 시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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