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정은 계속되었다. 심연의 깊은 어둠 속에서 나 자신을 마주했고, 쉼 없는 바다로 돌아와 다른 고래들의 물살 대신 '나만의 물살'을 만들기로 결심한 이후의 시간들. 쉼 없는 바다의 어려움은 여전했지만,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었다.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다른 고래들이 맹렬하게 나아가는 풍경은 변함없었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 달라졌다. 그들의 속도에 주눅 들거나, 그들의 노래에 나의 목소리를 잃지 않으려고 애쓰는 대신, 나는 나만의 속도와 '잃어버린 노래'를 지키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매일 아침, 차가운 바위 동굴을 나설 때마다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심연에서의 깨달음과 내면의 소리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단단한 힘이 되었다.
나만의 물살을 만들며 헤엄치는 동안, 나의 노래는 조금씩 더 힘을 얻고 분명해졌다. 처음 심연에서 들었던 희미한 멜로디는 쉼 없는 바다의 소음 속에서 다시 부르려 할 때마다 불안정하고 초라하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자, 멜로디는 점차 선명해졌고, 나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실리기 시작했다. 더 이상 다른 고래들의 힘찬 노래에 묻히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았다. 그저 나의 목소리로, 나의 멜로디를 부를 뿐이었다. 때로는 여전히 서툴고 불안정했지만, 그것이 나의 노래라는 것을 알았기에 부끄럽지 않았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내 안의 무언가가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심연에서 느꼈던 끔찍한 공허함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나의 목소리가 나의 몸 안에서 울려 퍼지는 그 감각 자체가 나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나는 이 여정 속에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진짜 나'는 심연을 통과하기 전, 쉼 없는 바다에서 다른 고래들처럼 빠르게 헤엄치던 완벽했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혹은 심연 속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절망하던 모습도 아니라는 것을. '진짜 나'는 바로 심연을 통과하고, 쉼 없는 바다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힘겹게 헤쳐나가는 여정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의 나라는 것을. 상처 입고, 지치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했지만, 그 모든 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었다. 나의 상처는 약점이 아니라, 나를 더 깊이 이해하게 하고 더 단단하게 만드는 흔적이었다. 나의 지침은 멈춤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고 다음 나아갈 방향을 살피는 시간이었다. 나의 방황은 길 잃음이 아니라, 나만의 길을 찾는 과정이었다. 이 모든 경험들이 나의 노래에 깊이를 더해주었다.
더 이상 다른 고래들과 나를 비교하지 않았다. 그들의 속도, 그들의 노래는 그들의 것이었다. 그들은 그들만의 이유로 쉼 없이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만의 이유로, 나만의 속도로 나아갈 것이다. 나에게는 나만의 속도가 있었고, 나만의 노래가 있었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나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로움을 느꼈다. 다른 고래들의 시선이나 세상의 평가에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은 그들의 문제일 뿐이었다. 나의 가치는 나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었다. 나의 행복은 그들의 인정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속도와 나의 노래에 달려 있었다.
자신만의 물살 속에서 발견하는 작은 아름다움들, 그리고 자신만의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 속에서 나는 나만의 의미를 찾아갔다. 쉼 없이 나아갈 때는 보지 못했던 세상의 아름다움이 나의 여정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바다 깊은 곳에 피어난 이름 모를 산호의 복잡하고 섬세한 구조, 형형색색의 작은 물고기 떼의 자유로운 춤, 머리 위로 쏟아지는 햇살이 만들어내는 황홀한 빛줄기...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노래에 영감을 주었다. 나의 노래는 더 이상 외로운 울림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과의 대화였고, 이 넓고 다양한 바다와의 교감이었다. 때로는 나의 노래에 이끌려 작은 물고기 떼가 주변을 맴돌기도 했고, 신비로운 생명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들은 나의 노래를 비웃지 않았다. 그저 있는 그대로 들어줄 뿐이었다. 그들의 존재 자체가 나에게 '다름'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았다.
나의 노래는 점점 더 강해졌다. 심연에서 들었던 희미한 멜로디는 이제 나의 목소리를 통해 온전히 되살아났다. 그것은 슬픔과 기쁨, 외로움과 희망, 고단함과 용기... 나의 모든 경험과 감정을 담은, 오직 나만을 위한 노래였다. '나를 위한 노래'.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나는 내가 살아있음을, 내가 '나'임을 분명하게 느꼈다. 이 노래는 나의 존재 이유가 되었고,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나의 노래는 더 이상 다른 고래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 자신에게 들려주는 위로이자, 격려이자, 사랑이었다. 나의 가장 진솔한 이야기.
나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쉼 없는 바다는 여전히 쉼 없이 움직일 것이고, 새로운 어려움들이 나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예측 불가능한 해류, 예상치 못한 위험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길을 잃지 않을 것이었다. 심연을 통과하며 얻은 내면의 나침반, 나만의 속도로 만들어낸 물살, 그리고 '진짜 나'를 담은 노래가 나를 이끌어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나의 노래는 이제 더 이상 희미한 속삭임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의 존재를 알리는 분명한 울림이 되어 자신만의 바다에 퍼져나갔다. 다른 고래들이 듣든 듣지 않든 상관없었다. 이 노래는 나를 위한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어쩌면, 아주 희미하게나마, 나의 노래가 이 쉼 없는 바다 어딘가에서 지쳐있는 다른 고래들에게도 작은 울림이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 나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 고래들에게,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너만의 노래를 찾아.'라고 말해주는 작은 희망의 씨앗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나는 그렇게 자신만의 바다에서 진정한 '나'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있었다. 희망적인 물살을 가르며. 나의 노래는 바다 깊은 곳까지 울려 퍼졌고, 그 울림은 나에게 힘을 주었다. 나는 더 이상 쉼 없는 바다의 일부가 아니었다. 나는 나만의 바다를 만들어가고 있었다. 나의 속도로, 나의 노래로. 그리고 그 바다에서 나는 비로소 자유로웠다. 나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 나만의 노래를 부르며, 나만의 물살을 가르며, 나만의 바다를 항해하며. 그 길 위에서 나는 계속해서 '나'를 찾아가고, '나'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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