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왜 이렇게 자주 그 질문 앞에 서게 될까.
아마 삶이 가벼웠다면 이런 질문은 필요 없었을 것이다.
숨 쉬는 일처럼 당연하고, 아침이 오면 그냥 하루가 이어지는 것이었다면 굳이 ‘왜’를 묻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
하지만 어떤 사람에게 삶은 당연하지 않다.
매일을 건너오는 일이 작은 기적처럼 느껴질 만큼 버거운 날들이 있고, 살아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도 분명히 존재한다.
살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삶을 미워해서 생기는 게 아닐 때가 많다.
너무 오래 참아왔고, 너무 많은 것을 혼자 감당해왔고, 이제는 더 이상 버틸 자리가 남아 있지 않다고 느껴질 때 그 마음이 고개를 든다.
그건 포기가 아니라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에 가깝다.
우리는 흔히 삶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
의미를, 보람을, 계속 살아갈 이유를 당연히 건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삶은 늘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때로는 이유 없이 상처를 남기고, 설명 없이 무게를 얹어 놓는다.
그래서 삶은 선물이라기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존재에 가깝다.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아무 말 없이 옆에 앉아 같이 늙어가는 무언가.
삶이 우리에게 주는 것이 있다면 그건 행복의 약속이 아니라 느낄 수 있는 능력일지도 모른다.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감각, 버겁다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다른 사람의 무게를 쉽게 판단하지 않게 되는 눈.
살아가는 것이 힘든 사람들은 삶을 가볍게 여긴 적이 없다.
오히려 너무 진지하게, 너무 성실하게 마주해왔기 때문에 더 지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의미나 교훈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백일지도 모른다.
앞으로를 생각하면 삶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어쩌면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 사실이 두려워 오늘을 내려놓고 싶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멀리까지 가지 않아도 괜찮다.
오늘 하루를 무사히 잘 지내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날이다.
이 질문들을 던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삶과 아직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다는 증거 아닐까.
무의미하다고 느끼면서도 끝내 묻기를 멈추지 않는 마음, 그게 바로 삶이 우리에게 남겨둔 아주 작은 불씨 아닐까.
삶이란 무엇인가.
아직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이 질문을 품고 살아가는 당신은 이미 충분히 애써왔고, 그 사실만으로도 존재는 함부로 지워질 수 없다는 것이다.
sol.ace_r
- Art (84)
- Essay (114)
- Letter (63)
- Lyrics (90)
- A Day with You (12)
- Handwritten Letters (24)
- Just Like That (0)
- Single (24)
- Stellar Convergence (9)
- The World (21)
- Novel (54)
- An Isolated Island (39)
- Between Shades of Blue (0)
- Nabi, Hello (0)
- The Song of the Whale (15)
- Picture (4)
- Poetry (108)
- A Single Flower (57)
- As It Always Has Been (0)
- Birthstone (51)
- Fading Yet Alive (0)
- Record (24)
- A person remembered through colors (0)
- Hana (9)
- White Space (15)
- X (1)
Posted in Essay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