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식이라는 건 생각보다 대단한지 않다.
연기 같은 것도 아니고 속이 검어서 나오는 것도 아니다.
그냥 괜찮다고 물으면 괜찮다고 말하는 거.
딱 그 정도다.
사실은 괜찮지 않은 날이 더 많은데 그걸 매번 설명할 수는 없어서.
설명하려면 이야기가 길어지고 표정도 복잡해지니까.
그래서 웃는다.
웃는 게 제일 빠르다.
상대도 편하고 나도 그 순간은 덜 피곤하다.
가식은 습관처럼 붙는다.
오늘만 넘기자, 지금은 말하지 말자, 이 분위기에서는 아니지.
그게 쌓이면 어느새 기본값이 된다.
문제는 언제 벗어야 하는지 잘 모르게 된다는 거다.
솔직해질 타이밍을 자꾸 놓친다.
가끔은 집에 와서 아무도 안 볼 때 표정이 풀린다.
그제야 ‘아, 오늘 좀 힘들었구나’ 라고 뒤늦게 알게 된다.
누군가를 속이려던 건 아닌데 결과적으로는 나를 제일 많이 속였다.
그래도 완전히 벗어던지지는 못한다.
그래서 오늘도 필요한 만큼만 쓴다.
너무 두껍지 않게, 너무 얇지도 않게.
가식.
없어지지는 않지만 이제는 언제 입고 벗어야 하는지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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