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을 발매한 지 1년이 지났다.
막상 숫자로 말하면 짧은 시간 같지만, 돌아보면 꽤 오래 지났다.
음악을 만들면서 보낸 시간들이다.
싱글을 세 장 냈고, 아직 세상에 내놓지 못한 곡도 많이 남아 있다.
처음엔 그 숫자가 조금 부담스러웠다.
왜 이렇게 많이 썼을까, 왜 아직도 못 냈을까 같은 생각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건 실패나 미루기의 흔적은 아니었다.
그냥 그만큼의 시간을 음악에 썼다는 것이니까.

곡을 쓴다는 건 대단한 순간보다는 애매한 시간이 더 많다.
잘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게 맞는지도 확신이 없다.
그래도 계속 쓰게 된다.
멜로디 하나 붙잡고 며칠을 보내기도 하고, 결국 지워버리는 날도 많았다.
그렇게 남은 곡들이 파일로 쌓였고, 그중 일부가 싱글 앨범이 되어 세상 밖으로 나갔다.

실물 앨범으로도 만들었다.
화면 속 파일이 아니라,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물건.
생각보다 묵직했다.
음악이 정말로 밖으로 나왔다는 느낌이 들어서.

첫 싱글 앨범은 50장 중 12장이 남았고, 세 번째 싱글 앨범은 30장 중 11장이 아직 남았다.
이미 누군가에게 간 것들도 있다.
이 앨범들은 판매용이 아니었다.
전부 선물이었다.

이유를 따지자면 딱히 없다.
이 음악을 좋아해줄 것 같은 사람에게, 나를 응원해준 사람에게 건네고 싶었을 뿐이다.
직접 만날 수 있으면 직접 전했고, 그럴 수 없으면 택배로 보냈다.
손에서 손으로 건네진 경우도 있었고, 문 앞에 놓이는 순간을 상상하며 보낸 적도 있었다.
방법은 달랐지만 마음은 같았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생각보다 많이 썼다.
그땐 몰랐다.
그냥 늘 다음 곡, 다음 작업만 바라보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지나고 나서야 알겠다.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67곡도 포함해서.

지금 남아 있는 앨범들도 언젠가는 갈 곳이 생길 거라고 믿는다.
필요해지는 순간이 올 거라고.
그래서 그냥 두고 있다.
괜히 조급해지지 않으려고.

이 모든 걸 뭐라 말하긴 어렵다.
딱히 대단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음악을 만들고, 사람에게 건네고.
지난 1년이 그렇게 흘렀다.
그리고 아마, 다음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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