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하늘 위를 흘렀지.
세상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푸른 꿈처럼.
햇살은 너를 사랑했고,
바람은 너를 자유롭게 안아주었지.
너의 모습은 매일 변했어.
어떨 땐 거대한 산맥처럼 웅장하게,
어떨 땐 조각난 깃털처럼 가볍게,
또 어떨 땐 솜사탕 장수 할아버지가
정성껏 만든 작품처럼 달콤하고 부드럽게.
땅 위의 사람들은 너를 올려다보며
탄성을 질렀지.
"와, 정말 평화롭다."
"나도 저 구름처럼 아무 걱정 없이 떠다니고 싶다."
너는 그들의 시선 속에서
자유와 평온의 상징이었어.
하얀 도화지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이었지.
네 겉모습은 너무나 완벽해서
아무도 네게서 슬픔을 읽어내지 못했지.
네 환한 미소 같은 햇살 아래의 모습은
그 자체로 눈부신 희망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나는 알아.
네 안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들을.
햇빛이 닿지 않는 네 깊은 곳,
그 어둠 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그림자들을.
네 가벼운 움직임 뒤에 숨겨진
무거운 짐의 무게를.
너는 밝게 웃고 있었지.
가장 명랑한 얼굴로 하늘을 건너고 있었어.
하지만 네 안에는
수만 개의 바늘처럼 찌르는 아픔들이
조용히 박혀 있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먹구름 같은 불안이
폭풍 전야처럼 고요하게 응축되어 있지.
네 안에 갇힌 비는
단순한 비가 아니었어.
그것은 삼켜내지 못한 눈물이었고,
목구멍까지 차오른 슬픔이었고,
아무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던 상처의 기록이었지.
너는 그 모든 것을 홀로 품고
아무렇지 않은 듯 떠다녔어.
만약 네가 가진 어둠이 조금이라도 새어 나온다면
세상이 얼마나 놀랄지 알기에,
너는 더 깊숙이, 더 단단하게
네 진짜 모습을 숨겼지.
가장 높은 곳에서 너는
가장 외로운 섬이었어.
끝없이 펼쳐진 하늘에 있지만
그 어떤 곳에도 온전히 뿌리내릴 수 없는.
어쩌면 네 자유는
너를 가두는 또 다른 형태의 감옥이었을지도 몰라.
네 아픔을 드러내는 순간
그 자유마저 빼앗길까 두려워
너는 영원히 밝은 척, 괜찮은 척
하늘 위를 떠돌 수밖에 없었는지도 몰라.
말 없이 떠도는 구름아.
네 하얀 가장자리 너머
보이지 않는 그 깊은 먹구름을.
네 폭신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차갑고 아픈 진실들을.
네가 혼자 견뎌온 밤들을.
이제는 조금이라도
나에게 보여줄 수 없을까.
네 그림자마저 따뜻하게 안아줄
작은 손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없을까.
sol.ace_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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