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세상이 감당하지 못한 아름다움이자, 스스로 감당해버린 외로움이다.

천재란, 세상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느끼고,
누구보다 깊이 사랑하며, 하나에 온 마음을 걸 줄 아는 사람이다.

남들이 스쳐 지나치는 순간 속에서 조용한 의미를 찾아내고,
남들이 외면하는 감정을 끝까지 껴안고,
남들이 포기하는 자리 이후까지도 혼자서 묵묵히 걸어가는 사람.

그들에게 세상은 늘 낯설고 복잡하며, 너무 거칠고 서툴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천재는 빛난다.
그 감각은 특별하고, 그 시선은 유일하며, 몰입은 경이롭다.
하지만 그 빛은 때때로 너무 뜨거워서 가장 먼저 스스로를 데이고 만다.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아버렸다는 이유로.
사람들보다 먼저 아파하고, 더 자주 무너지고, 더 깊이 외로워진다.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도 어쩐지 늘 혼자인 사람.
마음을 꺼내 보여도 온전히 이해받지 못하고,
말을 해도 묘하게 어긋나는 사람.
그래서 침묵을 배우고, 혼잣말로 자신을 다독이는 법을 익힌다.

그들의 세계는 아름답지만 낯설고, 섬세하지만 설명하기 어렵다.
그래서 때로는 괴이하다는 말로 덮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만의 언어와 시선으로
조금씩, 아주 조용히 세상을 바꾼다.

눈부신 태양이 아니라,
아주 작은 별빛 하나로 누군가의 밤을 밝혀주는 사람.

천재.
그 단어는 참 이상한 말이다.
경외심과 거리감이 함께 담긴 단어.
우리는 그들에게 늘 ‘특별함’을 기대하면서도,
동시에 ‘평범함’을 강요한다.
천재라면 다 잘해야 하고, 실수하지 말아야 하고, 언제나 뛰어나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 기대는, 그들을 더 외롭게 만든다.

천재의 비극은 종종,
너무 많이 보고, 너무 많이 느끼고, 너무 일찍 깨달아버리는 데서 시작된다.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사람의 감정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지,
진심이 어떻게 외면당하고, 무능이 어떻게 꾸며지는지를
남들보다 먼저 알아버린 사람.

그래서 남들이 괜찮다 할 때 혼자 아프고,
남들이 웃을 때 혼자 무너지고,
남들이 멈췄다고 할 때 혼자 더 나아가는 사람.

그 고요한 고통은 아무도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그 무게를 함께 들어줄 사람이 없어서,
그들은 자신을 숨기거나, 말 없이 견디거나, 끝내 부서져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믿고 싶다.
천재는 무너진 게 아니라, 너무 큰 것을 오래도록 안고 버텨온 사람이라고.
그저 그 무게를 나눠가질 누군가가 곁에 없었을 뿐이라고.

고흐가, 셰익스피어가, 아인슈타인이, 베토벤이.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천재들은 현실을 감당하지 못한 게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의 감각을 세상이 끝내 감당하지 못했던 거였다.

그들의 고독은 그들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너무 느리고, 너무 둔해서 생겨난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고독 속에서도
어딘가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라며 무언가를 만들어 남겼다.
빛을, 음악을, 언어를, 침묵을.
그것이 지금 이곳까지 도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그들의 존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천재는 말없이 무너지고, 조용히 떠난다.
남긴 것은 결과가 아니라, 흔적이다.
그 흔적은 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빛난다.

사람들은 그제야 말한다.
“그는 특별했어.
그는 천재였어.”

하지만 그 말은,
늘 너무 늦게 도착한다.

그러니 천재의 비극은,
스스로의 깊이를 끝끝내 감당해버린 한 사람과,
그 깊이를 알아차리기엔
너무 둔하고 너무 바빴던 세상 사이의
고요하지만 긴 외로움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조용한 고통을 기억하고 싶다.
그들의 외로움이 헛되지 않았기를 바라면서.
Posted in

댓글 남기기